▲ 차근차근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8일 포항시 남구 대이동 이동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이름 작성을 하고 있다. 김우수기자 woosoo@kyongbuk.co.kr

2013학년도 수능의 일부 영역이 지난해보다 훨씬 어려워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급격히 높아짐에 따라 앞으로 이달 중으로 실시되는 수시2차모집에 큰 혼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대구의 지성학원, 송원학원, 구미의 KIC 등 입시기관들과 일선 학교의 진학담당 교사들에 따르면 이번 수능에서 언어영역은 2012년 수능보다 약간 쉬워 등급 구분 점수가 오르고, 9월 모의평가에 비해서는 조금 어렵게 출제됐다. 4교시 탐구 영역도 대체로 평이한 수준.

그러나 2교시 수리영역과 3교시 외국어 영역은 지난 해보다 훨씬 어렵게 나와 만점자 비율이 모두 1%를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 두 과목에 대해 평소 1등급이 나온다는 재수생 장모(24) 군은 "작년 수능은 물론 9월 모의평가보다도 어려운 것 같았고, 시간도 부족했다. 수리영역의 경우 18~19번이 특히 어려웠고 뒤로 갈수록 어려운 문제가 많아 다 풀지 못한 문제도 있었다"고 말했다.

외국어 영역 1등급을 받았던 재수생 김모(21) 씨는 "빈칸 추론 문제가 어려웠는데 전반적으로 9월 모의평가보다도 난이도가 높았으며, 보통 한 문항만 나오던 \\\'문단 순서 맞추기\\\' 문제가 이번에는 두 문항 나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만점자 1% 수준이 되도록 쉽게 출제했다는 평가원측의 발표와 다르게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아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건고 윤태식 진학부장은 "쉬운 수능에 길들여져 있던 학생들에게는 이번 수능의 체감 난이도가 매우 높을 것"이라며 "따라서 가채점을 가지고 이번 달까지 진행되는 수시2차에 지원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대학 및 학과 선택에 상당한 고민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덕원고 이준영 진학부장도 "언어 영역은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수리의 경우 특히 \\\'나\\\'가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때문에 인문계 학생들의 점수가 대체적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며 "최상위권 바로 아래 등급 수험생들의 혼란이 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성적통지 이후 진행되는 정시지원에서는 이번의 어려운 수능에 따라 변별력이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은 "올해는 특히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변별력이 확보돼 하향지원보다는 자신의 점수에 맞춘 소신지원 경향이 두드러질 것이나 2~3등급 수험생은 전년보다 두터워 하향지원이 되풀이될 것 같다"며 "자연계열의 경우 수리 가형 응시자가 줄고, 변별력도 높아 의치학계열이나 수리 가형을 지정하는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는 수험생은 큰 혼란 없이 지원할 수 있겠지만 수리 나형과 과탐 응시자의 증가, 교차지원 등으로 가/나형 선택 반영 대학에 지원해야 하는 수험생들은 혼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